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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띄우는 편지] 남양주 통합돌봄네트워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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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1-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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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띄우는 편지] 남양주 통합돌봄 네트워크 후기 


남양주 통합돌봄 네트워크( 2019년 6월 민간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출발한 남양주 통합돌봄 네트워크는 2020년 1월 31일 발대식을 기점으로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종합계획에 발맞춰 시행된 남양주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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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느티나무 가정의학과 원장 


"누구나 돌봄 역할을 맡게 된다. 의사도 환자의 가족도" 


진료실로 거동불편 환자를 대신하여 보호자가 대리처방을 받기 위해 방문할 경우 환자의 생활환경과 삶의 맥락을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 사람을 전체로 보기보다 보호자를 통해 전해들은 간접 정보 몇 가지를 갖고 질병 중심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다. 환자의 집으로 직접 방문진료를 가서 환자를 만나게 되면, 환자의 구체적인 일상환경이 한번에 들어오고, 어떤 환경에서 살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환자가 주인공이 되어 의사와 만나게 된다. 어떤 날은 환자의 인생이야기를 20분 듣고 오기도 한다.


의료분야를 넘어 돌봄서비스, 집안 환경, 가족이야기, 약 복용 상황 등 진료실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파악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약을 아침 저녁으로 처방하였지만, 환자는 스스로 약을스스로 챙겨먹기 힘들어 요양보호사가 오는 아침시간에만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약을 하루에 한번 만 먹도록 재조정하게 된다. 또한 환자가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거리를 살펴보기도 한다. 가지와 부추가 성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매일 한번은 마당이나 화단을 가꿔보시도록 건강실천을 약속받기도 한다. 입맛이 없다고 하면, 작은 아들이 '엄마 뭐 먹고 싶어' 묻곤 뚝딱뚝딱 요깃거리를 만들어주는게 고맙다며 자랑하시는 할머니를 보며, 나도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돌봄 역할을 맡게 된다. 의사도 환자의 가족도.




김광일 느티나무 사무국장 


"활력있는 일상이야기가 자신의 터전에서 건강하게 사시는 근거있는 자랑이 재밌습니다." 


홀로거주 어르신의 경우라면 지역에서 대상자 발굴 시점부터 어려움이 있겠지만 막상 방문 진료를 통해 어르신을 만나 뵙는 경우에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어르신들은 혹여나 자신이 병에라도 걸리면 시설로 강제 옮겨질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병원 진료를 꺼리는 모습을 보이시는데, 이런 경우 동네 이웃같은 의사 선생님을 집에서 만나게 되면서 살아오신 이야기며, 해 드시는 저녁거리 이야기 등 오가는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고 경직된 몸도 풀어내 보이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마음이 열리면서 한 어르신은 의사 선생님을 베란다로 이끌어 당신이 어떻게 장을 보시는지도 시연(?)해 보이셨다 합니다. 헝겊 장바구니를 비닐 노끈에 묶어 창밖으로 내리면 아래층 이웃이 장을 봐 다가 넣어 주신다고 자랑하시는 겁니다. 더 이상 질병 이야기가 초점이 아니라 활력있는 일상이야기가 자신의 터전에서 건강하게 사시는 근거있는 자랑이 재밌습니다. 




이** 어르신 


“죽을 정도 아니예요~” 


병원에 가는게 원체 싫었었는데 의사선생님이 방문해 주니까 마음이 그렇게 편안하고 기다려지고 그러더라고요. 의사선생님에게 농담으로라도 “죽을 정도 아니예요~”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죽을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맘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한번씩 오셔주면 그게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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