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노인돌봄통합지원 어떻게 이뤄지나?] 2.
지역 노인들에게 돌봄 서비스 제공하는 ‘종합재가센터-사회적경제 협력구축 사업’
종합재가센터와 사회적경제 협력해 전문적이고 연속적인 돌봄서비스 제공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원과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경기도는 공공돌봄기관과 사회적경제조직이 협력하며 요양·의료·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재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돌봄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로운넷>이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민관 협력 방식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인구의 16.5%를 차지하는 853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10년 536만6000명(10.8%)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경기도 노인인구는 182만3000명이었다. 이는 2010년 99만명에 비하면 약 두 배 가량 높아진 수치이며, 서울(154만9000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노인돌봄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상황.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사회적경제 정책사업의 하나로 ‘사회적경제 정책추진단’을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가 문을 열면서 지역의 노인들이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재가센터-사회적경제협력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원치 않는데도 시설에 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이 사업은 일상 생활부터 의료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수연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 사업기획파트 과장은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방문진료, 방문재활, 기본식이, 정서돌봄, 기능장애 관점의 주거환경 개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역의 공공돌봄과 사회적경제조직이 함께 파트너십을 만들어 제공하면서 돌봄의 공공성과 사회적가치를 강화 확대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업이 진행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 추진 체계./출처=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사업 추진 체계./출처=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

전방위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관 손잡다

사업은 경기도일자리재단(수행기관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 경기도사회서비스원(수행기관 남양주종합재가센터),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남양주통합돌봄네트워크 대표 기관) 등 3개 기관이 협약을 맺고 남양주 지역에서 진행됐다.

지역은 노인이 살던 곳에서 살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종합재가센터가 설치된 곳으로 선정했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에서 설치·운영중인 종합재가센터는 남양주와 부천 등 두 곳이었다. 이수연 과장은 “사업 추진 당시 남양주는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과 복지기관이 참여한 ‘남양주통합돌봄네트워크’가 자발적으로 결성돼 활동중이었다”며 “종합재가센터가 네트워크에 참여해 종합재가센터와 사회적경제의 협력 기반이 마련된 상태였기 때문에 남양주와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방문진료, 가정간호 현장./출처=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왼쪽부터) 방문진료, 가정간호 현장./출처=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건강에 취약한 노인 위한 ‘보건의료서비스’

서비스는 ▲방문재활 ▲방문의료 ▲가정간호 ▲기능장애맞춤형 주거환경 개선 ▲존엄돌봄 ▲기본식이 등이 제공된다. 눈여겨 볼 점은 서비스 항목에 방문재활, 방문의료, 가정간호 서비스를 더해 지역사회통합돌봄 현안 중 하나인 보건의료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중 방문재활사업은 시설이나 병원을 퇴원한 후 지속적으로 재활치료가 필요하거나, 노화로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필요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지내기 위해 필요한 동작을 연습하는 프로그램과 기억력, 주의집중력 등이 저하되는 것을 늦추기 위해 진행되는 '인지기능 증진 프로그램', 노인의 우울감을 줄이기 위한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이 있다.

방문의료와 가정간호는 지속적인 진료 및 간호처치가 필요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다. 방문의료서비스는 △진찰 △처방 △질환관리 △검사 △의뢰 △교육상담 등이, 가정간호서비스는 △기본간호 △치료적간호 △검사관련 업무 △투약 및 주사 △교육 훈련 △상담 △의뢰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방문의료보건서비스는 한 달에 한 번 방문재활·방문진료·가정간호 통합사례회의를 진행해 대상자를 밀착 관리한다. 또 재활 관점의 일상적인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의 방문돌봄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체기능 장애로 가정에서 일상생활이 제한된 노인을 대상으로 작업치료사가 개입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기능장애 맞춤주거환경개선 서비스’, 입원, 사망, 이사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노인들을 기존에 담당했던 요양보호사가 물품(또는 유품)을 정리, 가족에게 인수인계하는 ‘존엄돌봄서비스’, 삼킴장애, 복합만성질환 등을 가진 노인의 상황을 고려한 식단을 배달하는 ‘기본식이서비스’ 등도 제공했다.

'주거환경개선협력'을 위한 유관기관 주거개선관련 회의./출처=남양주종합재가센터'주거환경개선협력'을 위한 유관기관 주거개선관련 회의./출처=남양주종합재가센터

의료사협 등 지역사회적경제 자원 연계해 돌봄 공백 보완

그동안 정부는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을 진행하며 보건의료(왕진)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기관과의 협력 문제 등으로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사업은 의료사협 등 지역 사회적경제 자원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보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선화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의 공공돌봄기관과 여러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협력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왕진과 가정간호 등과 같은 방문진료 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데, 이번 사업이 우리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혜진 남양주종합재가센터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지역에는 복지사각지대와 돌봄서비스의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공공돌봄기관인 종합재가센터와 사회적경제가 협력해 전문적이고 연속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봄 공백도 해소했다”면서 “이를 통해 종합재가센터가 지역 내 거점 공공돌봄기관으로 본래의 목적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